10. 3차원 영역 : 화면의 입체감 (Building Screen Volume)

2차원 화면에 3차원 영역을 나타내어 화면의 입체감 을 주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Z-축 상의 각기 다른 지점에 서로 다른 심도면(depth plane)을 구성하면 화면에 입체감을 줄 수 있다.

3차원 영역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는 전경, 중경, 원경으로 되어 있다.

다른 미학적 영역과 마찬가지로 3차원 영역을 표현할 때도 물체와 카메라의 움직임, 그리고 샷의 연결과 같이 변화하는 화면의 구성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3차원 영역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네가지 주제를 살펴보자

볼륨의 쌍대성 (Volume Duality)

비행기를 타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바라볼 때, 우리는 어떤 깊이감도 느낄 수 없다. 그것은 빈 공간은 어떤 것이 가깝고 어떤 것이 멀리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선을 아래로 향해 집과 나무, 사람들과 차를 보면 어떤 것이 가깝고 어떤 것이 멀리 있는지 어느 정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다양한 물체들은 빈 공간을 메우고 3차원 깊이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이를 양성볼륨(집, 나무, 사람)들이 빈 공간의 음성볼륨들을 표현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양성볼륨은 실체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만질 수 있고 크기를 분명하게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양성볼륨도 화면에 표현되는 영상이다.

음성볼륨은 양성볼륨에 의해 윤곽이 그려진 빈 공간이다. 그러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같은 끝이 없는 음성공간은 음성볼륨이 될 수 없다.

방의 내부는 음성볼륨이다. 왜냐하면 벽, 지붕, 바닥 등에 의해 분명하게 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성볼륨과 음성볼륨의 상호작용을 ‘볼륨의 쌍대성’이라고 말한다.

볼륨의 쌍대성을 조절하는 것, 즉 양성볼륨들로 음성공간을 잘 표현하는 기법은 3차원 공간의 표현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영상 화면을 구성할 때 의도적으로 카메라 앞쪽에 어떤 피사체를 걸치거나 여러 가지 심도면을 가지도록 만드는 것은 볼륨의 쌍대성을 이용한 좋은 예이다.

예를 들어 깨끗하게 치워진 스튜디오가 있다고 하자. 이것은 표현되지 않은 음성볼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배경세트, 소품, 가구 등을 배치하여 음성볼륨인 스튜디오를 양성볼륨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

이때 음성볼륨을 변화시키는 이 양성볼륨들을 모듈레이터(modulator)라고 한다.

볼륨의 쌍대성은 양성볼륨과 음성볼륨의 비율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띈다.

양성볼륨의 우세

양성볼륨이 지나치게 많으면 동작이 제한되고 답답한 느낌을 준다.

만일 공간의 제한된 느낌을 표현하고 싶다면, 음성볼륨에 양성볼륨을 채워 넣어야 할 것이다. 협각렌즈를 사용하고 명암대비 조명을 사용하면 양성볼륨의 우세를 더욱 강조할 수 있다.

음성볼륨의 우세

공간 활용이 잘된 음성볼륨은 생활에 활동성을 높이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넓은 광장, 텅 빈 경기장, 고딕양식의 성당내부와 같이 음성볼륨이 많으면 크고 위대한 그 무엇에 비해 자신의 존재가 작고 무기력하게 느껴진다.

또한 음성볼륨이 많으면 외로움, 추위, 고립감 등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볼륨의 쌍대성 적용

볼륨의 쌍대성을 직접적으로 적용시켜 볼 수 있는 곳은 오픈 세트(아래 사진 참조)이다.

화면의 입체감 - 오픈 세트 예시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이 오픈 세트 기법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제작에 아주 효과적이다.

그 이유는 첫번째,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아직은 클로즈업 샷을 통한 귀납적 방식으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카메라나 연기자, 배경세트까지도 움직임이 자유롭고 카메라도 다양한 위치에서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면의 입체감 : Z-축 상의 표현 (Z-Axis Articulation)

Z-축은 영상의 화면에서 공간의 표현에 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화면의 너비와 높이는 모두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Z-축을 따라 수평선까지 보는 데 아무런 어려움도 없다.

패닝하거나 틸팅할 필요 없이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수평 혹은 수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잡기란 매우 어렵다.

Z-축을 표현한다는 것은 렌즈의 광학적 특성뿐만 아니라 Z-축을 따라 배열되어 있는 양성볼륨을 이용하여 시청자가 여러 심도면을 촬영자의 의도에 따라 지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협각렌즈 왜곡

협각렌즈는 피사체에 대한 밀집효과를 낼 수 있다. 협각렌즈에 의해 Z-축의 영상이 압축되면 음성공간이 줄어들면서 양성볼륨이 과장되어 볼륨의 쌍대성이 무력화되어 버린다.

이러한 화면은 여유공간이 없어 숨막히고 답답한 느낌을 주거나 상황 흐름에 따라서는 위험이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광각렌즈 왜곡

앞부분에서 언급하였듯이 광각렌즈는 Z-축을 늘이는 효과가 있어서 피사체들은 실제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광각렌즈를 사용하면 물체의 상대적인 크기를 과장할 수도 있다.

에이젠슈타인(Sergei Eisenstein)은 이를 ‘볼륨의 갈등’ 혹은 ‘공간적 갈등’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런 왜곡효과를 통해 미학적 표현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표현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표준렌즈로 촬영하면 평범해 보일 것 같은 샷도 광각렌즈로 촬영하면 극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광각렌즈를 사용하여 연기자의 심리적인 갈등이나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다.

우리가 전경에 있는 물체를 걸쳐서 촬영하면 전경이 마치 제2의 프레임이고 상대적으로 작게 표현된 중경이나 배경이 제1의 프레임, 즉 텔레비전 화면처럼 보인다.

이런 기법을 ‘더블 프레이밍 기법’이라고 한다.

Z-축 블로킹 (Z-Axis Blocking)

연기나 움직임이 Z-축상에서 일어나게 하는 것을 Z-축 블로킹이라고 한다.

이러한 기법은 2차원 공간인 영상 화면에서 3차원 공간적인 표현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기법이다.

Z-축 상에서 블로킹을 하게 되면 불필요한 카메라의 움직임을 줄일 수 있고 카메라의 움직임이 아닌 피사체, 즉 사람이나 물체의 움직임을 강조할 수 있는 것이다.

공간 패러독스 (Spatial Paradoxes)

슈퍼임포지션(Superimposition) : 주피사체와 배경의 관계를 가지고 있거나 어떠한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는 그림들을 디졸브(Dissolve)시켜 서로 교차되는 하나의 영상을 만드는 기법이다.

이러한 슈퍼임포지션 기법을 이용하면 2개의 상황이 합체되면서 시청자들에게 좀더 다양한 화면을 제공하고 상황의 이면에 깔린 심리적인 상태까지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구조적 결속력으로 언뜻 무관해 보이는 두 그림에 밀접한 관련성을 부여한다.

주피사체와 배경 패러독스 : 일반적인 뉴스 프로그램을 생각해 보자. 전경에 뉴스 캐스터, 중경에 어깨걸이, 배경에 뉴스 세트가 있다. 전형적인 3차원 영역으로 표현된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앵커가 어깨걸이 쪽으로 몸을 기울이거나 카메라가 패닝으로 어깨걸이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문제가 생긴다.

‘면의 중첩’ 내용 대로라면 뒤쪽에 있는 어깨걸이가 뉴스 앵커에 의해 가려져야 하지만, 어깨걸이가 앵커를 가리게 된다.

이러한 주피사체와 배경의 역전현상은 시각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일이다.

상대적 크기의 패러독스

아마 뉴스 앵커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게스트와 세트의 대형화면을 통해 인터뷰하는 것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상대적 크기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게스트의 영상은 배경에 있고 앵커의 영상은 전경에 있으므로 게스트의 영상은 앵커의 영상보다 작아야 한다.

이러한 상대적 크기의 패러독스에 의해 우리는 게스트가 정상보다 큰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왜 앵커가 작다고 생각하지 않고 게스트가 크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첫째, 비슷한 크기의 물체가 배경에 있을때에는 전경의 물체보다 작아야 한다.

둘째, 우리는 호스트인 앵커를 표준 크기로 생각한다. 1차 공간을 더 현실공간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앵커가 1차 공간에 있다.

이처럼 게스트의 크기가 크게 느껴지면, 무의식적으로 호스트인 앵커의 권위와 신뢰도가 게스트 쪽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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